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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을 맞이하던 승학산 정상에서
 

 

명절을 끝내고 새학년을 맞이하는 대청소를 했다.
엄마가 너희들이 정리하여 내놓은 학습장이며 연습장, 지나간 교과서 등 재활용품을 정리하다 하얀 봉투를 발견했다. 봉투 속에는 아빠의 편지가 있었다.
지난 2000년 1월 1일 해맞이를 하기 위해 아빠와 엄마는 잠이 덜 깬 너희들을 데리고 승학산 에 올랐다. 그 때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리던 너희들을 다독이던 아빠가 아침해를 맞이하면서 너희들에게 똑같이 건네주었던 편지였다 .
이젠 기억도 바래져 아무 생각없이 폐지에 섞여 나온 편지를 보며 아빠의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글을 올린다.
아빠 엄마의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랑하는 수빈이, 유빈이, 승혁이에게

어젯밤 늦도록 잠이 오질 않아 너희들이 자고 있는 방을 돌아보았다. 아직도 감기 기운이 남았을 텐데 이불을 차 버리고 곤히 잠들어 있는 승혁이, 카세트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 반눈을 뜨고 잠들어 있는 수빈이, 언니 발에 밀려서 침대에 떨어질 듯 매달려 자고 있는 유빈이... 성격도 자는 모습도 다르지만 아빠에겐 이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들이다.

매년 이맘때면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에 젖고 새로운 시간에 대한 기대로 설레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크기가 커지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아빠, 엄마는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만 올해는 한해보다는 한 세기가 마감되고 2000년을 포함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그래서 더욱 들떠있고 설레임도 클 수밖에 없다

아빠는 얼마 전. 이러한 설레임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생각했다. 이제 맞이할 새로운 천년은 아무래도 아빠 엄마보다는 너희들의 세상이 될 것이고 그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너희들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2000년대를 살아갈까? 아빠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너희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단다.

아빠는 사람이 가져야할 많은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꿈과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꿈과 희망은 생활의 원동력이자 활력소이면서 때로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큰 꿈과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재산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아빠도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왔지만 행복한 가족생활에 대한 기대와 너희들 장래에 대한 희망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아빠는 우리 아이들이 새 천년을 맞이하여 이 꿈과 희망의 재산을 누구보다도 많이 가진 부자가 되길 바란다.

새로운 2000년부터는 지금까지 키워왔던 아빠 엄마의 꿈과 희망은 점차 너희들의 몫이 되고, 아빠 엄마의 삶은 우리 아이들이 가꾸어 가는 꿈과 희망의 밭에 거름이 될 것이다.

수빈이, 유빈이, 승혁이 화이팅 ! 1999년 12월 31일 아빠가


2002년 2월 13일 엄마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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