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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은 () 중등부 우수상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엄마께 드리는 편지.
엄마 안녕하세요. 철없이 영원히 이렇게 엄마의 딸로 살고 싶은 딸이에요.
기념일 때 마다 선물은 변변치 못해도 편지는 꼭 써드린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평소에 쓰려니 괜히 머쓱하네요.
요즘 날씨가 많이 풀렸죠? 벚꽃이 펴서 두 손 맞잡고 벚꽃이나 보러가자고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이에요. 엄마는 유독 꽃보다는 푸릇푸릇하게 피어나는 나무들의 초록색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엄마가 창밖을 많이 내다보시나 봐요.
엄마는 항상 친구 같은 엄마가 되겠다고, 제가 아직 엄마라는 단어를 몰랐을 때부터 속삭여 주셨죠. 그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아세요?
엄마는 언제나 저에게 친구 그 이상으로 편한 존재였어요. 너무 고맙고 죄송스러울 만큼 참 저에게 그리고 우리가족한테 최선을 다 해주셨던 거 알아요.
그러나 제가 엄마에게 친구처럼 대해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 죄송해요. 오히려 친구에게 더 친절했다고 생각될 만큼 누구보다 잘해야 할 사람에게 소홀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받기만 하는 삶이었네요.
며칠 전 엄마가 엄마하면 뭐가 생각 나냐고 물어보셨을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 답한 것도 이것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저희 남매에게 무엇이든 해주시는 데 정작 자신은 한 번 돌아보지 않으시잖아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주셨기 때문에 더 이상 가진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게 없다며 미안해하는 그 모습을 어쩌면 저는 당연히 여겼던 것 같아요.
엄마, 언제였던지 기억도 나지 않는 날에 엄마가 하신 말씀이 저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엄마는 저에게 웃어 보이시면서도 온종일 집을 홀로 지키느라 외롭다고 하셨죠. 저는 그 당시에는 그저 한 번 웃어보였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엄마는 이런 식으로 은근히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항상 그냥 흘려들었죠. 엄마의 마음을 알면서도 부끄럼 많고 무뚝뚝한 딸은 그 흔한 위로 한마디 제대로 건네는 법이 없었어요. 정작 저는 엄마에게 상처받은 것이 아닐 때에도 위로를 바라는데. 참으로 죄송스럽고 부끄러워요.
몇 주 전에 책 하나를 읽은 적이 있었어요. <엄마는 왜> 인데, 독서토론 때문에 읽었던 거 기억하시죠? 엄마 인터뷰를 해오는 게 숙제여서 그날 저녁에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엄마로서의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딸이자 하나의 여자로서 엄마를 보게 된 것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그리고 내심 엄마도 여자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엄마. 지금 생각해보면 난 자신이 없어요. 누군가의 딸이자 여자로서의 삶을 외면하고 누군가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솔직히 막막하기도 해요. 그래서 더욱 나의 엄마가 되어준 것이 고마워요.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딸에서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까지 흘리신 눈물은 곧 제가 커갈 수 있는 거름이 되어주었죠.
엄마가 저를 위해 포기한 모든 것과 상처 받으셨던 모든 기억들에 대한 죄송함과 감사함을 담아 저는 그저 오늘도 사랑한다고 밖에 표현하지 못해요.
엄마, 진정 사랑합니다.
엄마. 엄마가 허락해주신다면 저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로 태어나고 싶어요. 받았던 것들을 다음 생에도 받고자 한다니 염치없고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전 엄마 딸로 태어나서 같이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아직은 철없는 딸이라 그런가 봐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 받았던 것들을 돌려드릴까 생각도 했지만 저는 엄마만큼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다음 생에도 엄마의 딸로 오순도순 같이 살아가고 싶어요.
봄과 여름 그 사이의 어중간한 요즘 같은 날씨에 아프지 말고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살아요.
그래서 아주 나중에 오늘 쓴 이 편지 보면서 이때는 그랬구나,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내 엄마여서 참 행운인 것 같아요.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잘해줄 수 없을 만큼 지금 엄마 덕에 행복해요.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지금 제 앞에 계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보고 싶은 엄마!

2017년 05월 09일 화요일
철없는 딸 박채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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